Hanjin Kim

AI 생성물 표시 의무법(AI 기본법)의 산업 억제

정부와 국회가 “세계 최초 AI법 실질 시행국”이라는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급조한 본 법안은, 실제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정치인들의 실적 쌓기용 쇼에 불과합니다. 딥페이크, 선거 여론조작, 주가조작, 저작권 침해 같은 AI 범죄는 이미 형법, 성폭력처벌법, 공직선거법, 자본시장법, 저작권법으로 충분히 처벌이 가능합니다. 워터마크가 없어서 범죄를 못 잡는 게 아닙니다. 지금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한데, “뭔가 했다”는 티를 내기 위해 산업 전체에 불필요한 규제를 들이대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법이 범죄 예방 효과조차 없다는 점입니다. 딥페이크를 악용하는 범죄자들이 한국 법을 지켜서 워터마크를 넣을 것 같습니까? 이미 AI로 워터마크를 제거하는 기술은 넘쳐나고 해외 툴을 써서 익명으로 돌리면 그만입니다. 진짜 범죄자들은 익명/해외 서버/불법 모델로 빠져나가는데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서비스하려는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터만 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 비용을 떠안습니다. “AI 표시를 하면 수사가 조금 더 편해진다”는 애매한 논리로 산업 전체에 족쇄를 채우는 것은 명백한 과잉규제입니다. 한국 AI 시장은 미국, 중국, EU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이제 막 추격하려는 단계입니다. 이 상황에서 고영향 AI 평가, 워터마크 의무, 안전성 문서화, 해외 사업자 대리인 지정까지 한꺼번에 들이대면 누가 한국에서 AI 서비스를 하려 하겠습니까? 미국과 EU는 이미 큰 빅테크 기업들이 있어서 규제를 감당할 여력이 있지만 한국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올림픽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자진해서 대표팀이 출발선에서부터 핸디캡을 짊어지고 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AI사용자들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비 기간이 너무 짧고 기준도 불명확하다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데 정치권은 “보완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시행을 강행합니다. 산업 육성은 뒷전이고 “세계 최초”라는 홍보용 타이틀만 따내면 그만이라는 식입니다.

이 법안은 실제 범죄 예방 효과도 미미하고 기존 법으로도 충분히 처벌 가능한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AI 규제 했다”는 홍보거리를 쌓기 위해 산업에 채운 족쇄입니다. 이러한 망가진 프로파간다는 바로잡아져야합니다. 진짜 AI 범죄는 국제 공조와 기존 형사법 강화로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일단 규제하고 보자”는 식으로 가면 한국 AI 산업은 시작도 못 하고 죽을 것입니다.